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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왜, 노화를 거스르려고 할까?
“살림이 제대로 안 돼요. 일의 양은 예전의 절반도 안 되는데…. 엉망입니다. 늙어서 그래요.” 나이가 들면서 행동이 둔해져서인데, 일흔이 된 할머니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으신 모양이다.그런 노인들과 예비 노인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노화(에이징)에 접미사 붙이기 놀이가 한창이다. 한동안은 ‘안티에이징’이 유행이었다. 덕분에 비타민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의학계에서는 유사 이래 가장 비싼 소변을 보는 시절이라는 말이 나온다. ‘웰에이징’은 보다 어감이 좋다. 잘 늙어보자는 것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아니니까. 그나마 ‘슬로에이징’은 좀 더 현실적이다. 좀 천천히 늙어보자는 취지다. 최근에는 ‘슈퍼에이징’까지 등장했다.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해서 젊은 시절 못지않은 삶을 살아보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젊었을 때 삼각팬티 입고 빨간 망토 두르고 다녔어야 했다.노화는 극복만큼이나 수용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드... -
늙으면 왜, 한밤중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될까?
오늘 밤도 뒤척인다. 새벽 3시. 아직도 한밤중이건만 화장실에 가고 싶다. 자칫 넘어질세라, 조심조심 일어나 소변을 본다. 뒤척이다 간신히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나 지났을까? 끙. 또 신호가 온다.성인은 깨어있을 때 3~4시간마다 한 번씩, 하루 4~6회 소변을 보지만, 수면 중에는 소변을 보지 않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방광 용적과 기능이 떨어지고, 밤중에 송과체에서 나오는 항이뇨호르몬(ADH)의 분비가 저하되는 등의 변화로 야간빈뇨가 흔해진다.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는 것도 귀찮지만, 문제는 수면의 질이 엉망이 되는 것이다.야간빈뇨는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 방광염 등과 같은 비뇨기과 질환이나 당뇨, 고혈압과 같은 내과적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또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나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도 큰 이유 중 하나다. 다른 질병으로 복용하는 약물도 영향을 줄 수 있다.원인 질환이 없다면, 생활습관 개선... -
늙으면 왜, 한여름에도 춥다고 할까?
여든이 다 된 은사님을 모시고 떠난 여행길. 차 안이 춥다 시기에, 에어컨 온도를 높이려니, ‘나 좋으라고 모두 더위에 고생할 필요 없네’라 하신다. 그러고는 외투를 꺼내 입으시며, 껄껄 웃으셨다. “늙어서 그래.” 나이가 들면 왜 체온조절이 어려울까?인간은 항온동물이다. 주변 온도의 변화에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살아갈 수 있다. 송내과의원 송훤택 원장은 “더워지면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땀샘을 통해 땀을 배출하고, 추워지면 대사 활성화를 통해 체내 열 생산을 높여 지방층이 열 손실을 막아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 밖에도 노화에 따른 심혈관계, 호흡계, 호르몬의 변화도 체온조절의 어려움을 겪게 하는 원인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덥거나 춥다고 느끼는 날씨가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열사병이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인 이유다.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겪어보지... -
늙으면 왜, ‘끙’ 소리를 입에 달고 살까?
‘끙!’화창한 봄날, 친구들과 산행 전 스트레칭. 여기저기서 신음이 난무한다. 몸풀기일 뿐인데 ‘억’ 소리도 나온다. 웃음이 터졌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근골격계 질병도 없는데, 늙으면 왜 시도 때도 없이 끙 소리가 절로 날까?통증은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별다른 의학적 이상 없이도 통증이 생기곤 한다.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닌, 소위 ‘정상 통증’이라 불리는 노화 현상이다.고려정형외과의원 안승연 원장은 “노인의 경우 외상이나 골다공증, 관절염 등이 흔한 통증의 원인이지만, 노화로 인한 근육감소증으로도 통증이 유발된다”고 말한다. 근육의 유연성과 힘이 줄어들면, 젊었을 때는 문제가 없던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통증이 올 수 있다. 재채기를 하거나 용변 뒤처리 할 때조차 심한 통증이 생기니, 서글퍼지지 않을 수 없다. 기질적 질병 없이도 우울증으로 인한 두통이나 복통 같은 통증도 흔하다. 화병의 경우에는 흉통이 특징적이다... -
늙으면 왜, 주름이 신경 쓰일까?
버스에 오르려는데, 중년 여성이 상냥하게 건넨 말. “먼저 타세요.” 따뜻한 배려에 기분이 좋았으나, 어쩐지 당황스럽다. 자리를 잡자마자 휴대전화 셀카 모드로 얼굴을 보니, 자글자글한 눈가 주름에 눈길이 간다. 늙어 보였다.노화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얼굴 주름이다. 이길주 피부과의원 원장에 의하면 주름은 30대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나이가 들어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피부재생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콜라겐, 엘라스틴이 부족해져 피부 진피층이 얇아지면서 더욱 주름이 심해지게 된다. 또한 오랜 세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온 피부가 밑으로 처지면서 주름이 더 깊어지는 것이다. 특히 눈가의 주름은 표정, 특히 웃음이 많을수록 더 깊어진다.그런데 자글자글한 눈가주름은 행복의 징표다. 프랑스 신경학자 기욤 뒤센의 이름을 딴 ‘뒤센 미소’가 있다. 눈가의 주름이 잡힐 정도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웃음이다. 마지못해 입으로만 웃는 웃... -
늙으면 왜, 아들 소용 없다며 딸 타령을 할까?
“아들 귀하게 키웠는데, 다 소용없어요. 딸이 최고죠!” 요즘 상담 중에 흔히 듣는 어르신들의 찬사다. 남아선호사상이 뚜렷했을 무렵 자녀를 낳아 키웠을 그분들이 나이가 들면서 180도 입장이 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정정해 혼자 병원을 찾는 노인들도 앞으로가 걱정이다. 수명은 길어지고 병원을 찾는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거동도 힘들고 의사의 설명이나 지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게 여겨지기 때문이다.체감상 어르신을 모시고 오는 동행 10명 중에 6명은 딸이고 3명이 며느리다. 나머지 1명은 아들, 사위 또는 병원동행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상달 엠디에스코트 대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80% 정도가 노인이며, 60대도 17%나 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동행인이 진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미 병원동행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딸들도 이제는 사회·경제활동에 바쁘... -
늙으면 왜, 음식 타박을 할까?
“에미야, 국이 너무 싱겁구나. 소금 좀 다오!” 언제부턴가 시어머니의 음식 타박이 시작됐다. 노화는 미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혀에서 맛을 느끼게 하는 미각세포는 4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7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 흔히 생기는 침 분비 저하와 여러 가지 약물 복용 그리고 스트레스 또한 미각을 떨어트린다. 같은 맛을 느끼기 위해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소금은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조미료다. 체내 전해질 평형에 관여해 신경전달과 근육 활동에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과도한 섭취는 심혈관계 및 신장계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골다공증,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신적으로도 문제다. 고염분 섭취가 타우단백질의 과인산화를 유발해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이가 들면 제일 두려운 알츠하이머병이 염려되는 이유다.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하루 소금 섭취... -
늙으면 왜, 다들 손만 잡고 잔다고 생각할까
“아유, 선생님 무슨 말씀을! 남사스럽게요. 가족끼리 무슨….”성 관련 질문을 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노인들은 일단 회피하고 본다. 이제 부끄럼을 극복할 만한 나이인데도 그게 잘 안되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늙으면, 무성욕자가 되는 것일까?사실은 다르다. 나이가 들어도 성욕은 존재하고, 성 활동도 생각보다 활발하다. 2021년 국내 한 연구진의 조사에 의하면, 60~64세는 84.6%, 65~69세는 69.4%, 75~79세는 58.4%, 80~84세는 36.8%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남사스럽다면서도 각자의 사생활은 누리고 있는 셈이다.건강한 성생활은 정신이나 육체에 도움이 된다. 세포 내 산소포화도를 늘려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성호르몬 분비를 증진시켜 여성의 골다공증이나 남성의 전립선 질환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친밀감을 높여 우울증을 예방하고, 뇌 혈류량과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주어 인지기능을 호전시킨다. 이렇게 보면, 성생활은 오히려... -
늙으면 왜, 커피를 멀리해야 할까?
저녁 뉴스가 막 시작되는 걸 보고 있었는데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일기예보가 나온다. 초저녁인데도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점점 잠드는 시간은 빨라지고, 동시에 새벽이 되면 눈이 일찍 떠진다. 나이가 들면 왜 수면 패턴이 바뀔까?일주기 리듬의 변화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생체시계가 존재한다. 대뇌 시상하부에 2만여개 세포로 만들어진 시교차상핵(SCN)이 생체시계 역할을 수행한다. SCN이 노화하면 위상전진(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남)이 일어나고 조각잠을 자게 된다. 전에 비해 낮에 더 피곤하고 졸리다. 다른 원인도 적지 않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나 통증과 같은 신체적인 문제도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질병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여러 약물도 영향을 줄 수 있다.쉽게 간과하는 원인으로 커피 과다복용이 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다량의 카페인이 수면을 방해한다. 잠에 들기도 어렵지만 수면 유지가 안 된다. 커피와 상관없이 잘 잔다는 사람도 수면 중 뇌파... -
늙으면 왜, 대놓고 이를 쑤실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데 친구 녀석이 이쑤시개로 이를 쑤신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라 슬쩍 눈치를 주자, 겸연쩍어하며 한마디 한다. “왜 주윤발 같아? 영웅본색?”나이가 들면 아무 데서나 이를 쑤시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유가 뭘까? 치아 틈새가 넓어져서이다. 잇몸이 약해지며 위축돼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곳의 공간이 늘어난다. 여기에 음식물이 끼면 영 불편하다. 젊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함이 몰아닥친다. 당장이라도 이를 쑤시거나 양치를 해서 해결하고 싶어진다. 잇몸의 염증이 만성화되면 치간이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잇몸을 잘 관리하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벌어진 경우라면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에 끼인 음식물 찌꺼기가 균을 증식시켜 구강 상태를 악화시키며 심지어 충치균은 심장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대놓고 이를 쑤시는 또 다른 이유는 주변을 의식하지 못해서이다. 심리적인 시각이 협소해져서 외부에서 주는 자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