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온실가스 농도, 또 최댓값 경신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니성 선양교외의 한 공장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국 동북부 랴오니성 선양교외의 한 공장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8일 기상청이 발간한 ‘2023 지구 대기 감시 보고서’를 보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7.6ppm로 측정됐다. 이는 1999년 관측이 시작한 이후 최고 농도로, 전년보다 2.6ppm 증가한 값이다.

한국의 다른 지역의 기후변화감시소에서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420ppm보다 높게 관측됐다. 고산 감시소에서는 426.1ppm, 울릉도에서는 425.6ppm으로 측정됐다.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전지구 평균은 419.3ppm으로 아직 420ppm을 넘은 바 없다. 독도는 지난해 장비 점검 등의 이유로 관측되지 않았다.

안면도, 고산, 울릉도, 독도와 전지구의 이산화탄소 배경 농도. 기상청 제공

안면도, 고산, 울릉도, 독도와 전지구의 이산화탄소 배경 농도. 기상청 제공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배경농도 450ppm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농도가 이 기준치를 넘어가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까지 상승해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278ppm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015년 400ppm을 돌파한 뒤 9년 만에 419ppm까지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위험한 수준으로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른 온실가스 농도도 증가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안면도의 메탄 농도는 2025ppb로, 전년도인 2022년보다 14ppb 증가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80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산화질소는 338.8ppb로 0.7ppb 증가했고, 육불화황은 12.2ppt로 0.7ppt 늘어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상청이 기상 항공기와 기상관측선으로 상공과 해상의 온실가스 농도를 관측한 결과, 상공(고도 3~8km)의 농도는 안면도 지상 배경농도보단 1.5%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이 역시 매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다만 다른 기후변화감시 요소들인 에어로졸 광학깊이(AOD, 대기 중 에어로졸에 의해 빛이 감쇄되는 정도. 에어로졸의 양과 비례), 에어로졸 총수 농도, 대기 질 성분으로 불리는 일산화탄소, 질소화합물, 이산화황, 입자상 물질(PM10) 등은 감소 경향을 보였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지구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고품질의 온실가스 등 지구대기감시 자료 생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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