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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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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밀가루도 힘이 있다 밀가루만큼 널리 쓰이는 식재료가 또 있을까요? 쌀, 옥수수와 함께 3대 곡물 가운데 하나로서 생산량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용도 또한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주로 빵을 만들 때 사용되지만, 다양한 면요리의 재료이기도 하고 튀김의 바삭거림 또한 이 밀가루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밀가루가 요리계의 팔방미인인 이유는 그것만의 고유한 특성 때문입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반죽상태가 갖는 특성 때문이죠. 밀가루는 물을 섞어 반죽하면 할수록 점착성과 탄력성이 점차 커집니다. 잘 달라붙는 점착성이 있으니 다른 식재료와 혼합해 요리하기에 용이합니다. 반죽에 여러 식재료들을 혼합하고 조리방식에 변화를 주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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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넌 단단한 껍질이 있니? 튀김의 과학적 원리에 대해 설명하다 질문을 하나 받았습니다. 돈가스와 같은 튀김 요리뿐 아니라 강냉이나 튀밥도 튀긴다는 표현을 쓰는데, 같은 의미냐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튀기다’는 기름을 이용한 튀김 조리법 외에도 곡식 알갱이에 열을 가해 부풀어오르게 하는 조리법을 일컫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두 조리법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고온에서 수분 증발을 유도하여 식재료의 부피가 급격히 커진다는 점이죠. 다만 기름을 사용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기체가 되면 대략 1700배 정도 부피 팽창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러한 팽창의 효과를 요리에 담아내려면 초기에는 수분의 증발을 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분의 배출과 증발이 동시적으로 서서히 일어나면 요리의 부피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식재료 내부에서 순간적으로 수분 증발을 통한 부피 팽창이 일어나고 그 이후 즉시 배출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튀김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튀김옷이 만들어지고, 튀밥의 경우 또한 마치 스펀지처럼 수많은 구멍들이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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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동물마다 서로 다른 미각 신기하게도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단맛을 내는 성분은 주로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데, 고양잇과 동물들은 주로 육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을 유지하는 것은 에너지 측면에서 낭비이기에, 단맛을 느끼는 미각 세포가 발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반해 잡식성인 개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단맛을 잘 느낍니다. 대식가인 고래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미각이 아주 단순합니다. 단지 짠맛을 느낄 뿐인데,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과 함께 통째로 삼키는 식습관 때문입니다. 다양한 맛을 느낄 필요가 없으니 짠맛 이외의 맛과 관련된 세포들이 퇴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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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계란 잘 삶는 법 요리 실력을 테스트할 때 계란을 삶아보게 한다는 말을 한 요리사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너무 단순해서 요리라 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 일에도 얼마나 정성을 다하는지, 또 기본은 잘 지키는지 살펴본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계란을 잘 삶으려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먼저 좋은 계란을 선별해야 합니다. 빛을 쪼여 그 빛이 산란하는 정도에 따라 내부의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기는 하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훈련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더 간편한 방법으로는 계란을 식염수에 담가보는 것입니다. 만약 계란이 신선하다면 바닥에 가라앉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로 뜨기 때문입니다. 수면 위로 올라오거나 수면 가까이 위치한 계란은 먹기에 적당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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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베이킹 소다, 베이킹 파우더 기원전 4000년쯤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어진 발효 빵은 공기 중의 효모라는 미생물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효모는 밀가루가 분해된 당류를 먹이로 삼는 과정에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 등을 배출했는데, 그중 이산화탄소는 반죽을 부풀게 만들어 빵의 식감을 더 부드럽게 해주었습니다. 이전의 딱딱했던 빵과는 전혀 다른 식감이었죠. 게다가 미생물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또 다른 부산물들은 빵의 풍미를 색다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효모의 마법은 하루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살아 있는 생물인지라, 조건이 약간이라도 변하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는 효모를 인공적으로 농축시킨 제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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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우리 곁에 다가온 GMO 2017년 강원도 태백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채꽃 축제가 갑자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유채꽃들 사이에서 GMO 양성반응을 보인 유채가 대량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인데요. 꽃밭은 갈아엎어졌고 유채는 전량 소각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2016년부터 중국에서 GMO 유채가 몰래 반입돼 여러 곳에서 재배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유채는 미국의 종자기업 몬산토가 제초제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가한 종자였습니다. 식재료로 수입은 가능하지만 재배는 금지돼 있는데, 다른 식물과 이종교배되면 국내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대표적인 식용유 가운데 하나인 카놀라유는 바로 이 유채의 씨앗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GM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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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유해물질,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요리를 과학적으로 다루다 보면 흔히 듣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식재료에 포함되어 있거나 아니면 조리 과정 중에 만들어지는 유해물질에 관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튀김의 경우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하면 아크릴아미드라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는데, WHO에서는 이를 발암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튀김을 먹으면 안 되냐고 묻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완전하게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1937년 미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트리는 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마센길이라는 제약회사가 기존에 항생제로 사용되던 ‘술파닐아미드’라는 물질을 액상 형태로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약을 복용한 사람 100여명이 사망한 대형 사건이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술파닐아미드를 녹이는 데 사용한 ‘디에틸렌글리콜’이라는 물질에 있었습니다. 오늘날 부동액의 원료로도 많이 쓰는데, 사실 여기에 독성이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당시 마센길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고 관련 법률도 미비했던 탓에 독성검사도 생략한 채 제품을 출시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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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바나나 칩의 비밀 오랜만에 방문한 태국의 야시장은 여전히 불야성입니다. 인파에 휩쓸려 이곳저곳 신기한 음식들을 구경하던 중 반가운 곳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튀김집입니다. 야채, 고기, 생선 등 튀김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그중 유독 인기 있는 것은 바나나 튀김입니다. 조금 두툼하게 썰어놓은 바나나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것인데, 바삭하고 고소하면서도 매우 강렬한 단맛이 일품입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튀긴 바나나칩을 쌓아놓고 파는 노점상 앞에 절로 걸음이 멈췄습니다. 얇게 썬 바나나를 튀김옷 없이 튀겨내어 과일 고유의 풍미를 더 강조했고, 게다가 바삭한 과자를 씹는 듯하니 간식이나 안주용으로도 딱 적당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얇은 바나나 칩이 고온에서 튀겨졌는데도 그 형태가 거의 그대로 잘 유지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합니다. 여기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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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공기도 맛있는 요리재료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에 등장하는 초콜릿 공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떻게 저런 상상을 할 수 있지?’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러한 풍경의 공장이 아닙니다. 일단 이 공장의 근로자들부터 남다른데요. 사장인 윌리윙카가 오지를 여행하던 중에 우연히 만난 ‘움파루파’라는 키 작은 종족들이 고용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공장 안에 위치한 거대한 산을 오르며 초콜릿에 쓸 재료들을 구하고, 그리고 만들어진 초콜릿을 테스트하기 위해 대포에 넣고 하늘로 쏘기도 합니다. 또 공장을 관통하는 거대한 초콜릿 강을 배로 이동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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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초밥이 시큼한 이유 술과 빵을 만드는 알코올 발효와 구분하여 젖산 발효라는 것이 있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알코올이 아니라 젖산이기 때문에 이런 명칭이 붙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요구르트가 있는데, 이 발효에는 동물의 몸속에도 존재하는 락토바실루스란 젖산균이 관여합니다. 오래전 유목민들이 가죽 주머니에 보관하던 우유가 발효되는 현상을 처음 발견했다고 하는데, 동물의 천연 가죽에 이 락토바실루스가 미량이나마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에는 이미 만들어진 요구르트를 우유에 소량 첨가하는 더 손쉬운 방법을 찾아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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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맛을 잘 느끼는 사람들 와인을 소재로 한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에 한동안 빠져 살았습니다. 와인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도 좋았지만, 최고의 와인 감별사가 되기 위한 주인공들 간의 경쟁 또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 시즈쿠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와인평론가 아버지를 둔 와인계의 금수저였습니다. 게다가 실력도 출중해 정확한 와인 감별은 물론 그 와인에 대한 생생한 묘사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한마디로 초미각자였는데요, 타고난 유전자에다 아버지의 혹독한 미각 훈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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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노란색 면의 비밀 오늘은 남아 있던 짜장 소스로 짜장면을 한번 만들어보려 합니다. 그런데 중화면이 조금 부족하니 어쩔 수 없이 제 것은 소면으로 대체합니다. 다행히도 아내와 아이는 만족해하지만, 저는 뭔가 아쉬운 듯한 기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짜장면은 소면이 아니라 중화면이기 때문입니다. 면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보통은 그 제조방식에 따라 구분하는데, 먼저 손으로 반죽을 여러 번 치대고 당기면서 만드는 납면이 있습니다. 중화면과 라멘은 보통 이 방식으로 만들어지죠. 압면은 작은 구멍으로 반죽을 밀어 넣어 뽑아낸 면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냉면이 있습니다.